FAMILY INSIGHT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방법
같은 집에서 자라도 아이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행동을 고치기 전에 그 뒤에 있는 마음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 이야기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놀라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부모에게서 자라고,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데도 두 아이의 반응은 참 다릅니다.
첫째는 이제 제법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합니다.
“이게 싫어.”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
물론 항상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왜 속상한지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조금씩 생겼습니다.
반면 두 살인 둘째는 아직 마음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순간이 많습니다.
갑자기 울거나, 하던 것을 던지거나, 꼭 해야 하는 일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늘 비슷했습니다.
“왜 이러지?”
행동은 보이지만 마음은 바로 보이지 않습니다
육아에서 어려운 건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 알아차리는 일이 아닙니다.
우는 건 보이고, 화내는 것도 보이고, 말을 듣지 않는 것도 바로 보입니다.
어려운 건 그 행동의 이유입니다.
피곤한 건지,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해서 답답한 건지, 낯선 상황이 불편한 건지, 그냥 엄마 아빠에게 조금 더 관심을 받고 싶은 건지.
겉으로는 똑같이 “떼를 쓰는 모습”처럼 보여도 그 이유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도 사람이라 하루 종일 여유롭게 아이의 마음을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둘을 동시에 챙기고, 밥을 준비하고, 씻기고, 외출 준비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황을 아주 단순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또 고집부리네.”
“왜 말을 안 듣지?”
그렇게 행동부터 고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상황이 더 꼬일 때도 있었습니다.
같은 아이도 부모마다 다르게 보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아이만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상황을 보고도 엄마와 아빠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지금 너무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
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계속 원하는 대로 해줘서 그런 것 아닐까?”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누가 맞고 틀린 문제라기보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기준으로 아이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성향만큼이나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방식도 관계에 영향을 준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아이를 고치기 전에 세 가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 나왔을 때 바로 해결책부터 찾기보다, 요즘은 먼저 세 가지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장난감을 더 가지고 놀고 싶은 걸 수도 있고, 엄마 아빠와 떨어지기 싫은 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말로 설명하기 어렵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지금 아이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아이의 행동뿐 아니라 부모인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생각해봅니다.
“이 정도는 알아들어야지.”
“이제는 혼자 해야지.”
그 기대가 지금 아이의 발달이나 상황에 맞는지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겁니다.
이 세 가지 질문만으로 항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행동을 문제로만 보는 것에서, 행동 뒤에 있는 이유를 생각하는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이해한다고 모든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했다고 해서 늘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안 되는 것은 여전히 안 된다고 말해야 하고, 필요한 규칙도 있습니다.
다만 같은 “안 돼”라도 부모가 상황을 이해하고 말하는 것과, 답답한 마음으로 바로 막는 것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더 놀고 싶은 거 알아. 그런데 이제 자야 할 시간이야.”
“네가 속상한 건 알겠어. 그래도 던지는 건 안 돼.”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는 것과 행동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맵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나는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아이에게 어떤 성격표를 붙이거나,
“우리 아이는 이런 아이입니다.”
라고 단정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맵을 만들면서 알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아, 그래서 이 상황에서 우리가 자꾸 부딪히는구나.”
“나는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리 아이는 이런 방식으로 반응하는구나.”
서로를 바꾸기 전에 관계의 패턴을 조금 더 잘 볼 수 있다면, 반복되는 갈등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알게 되는 것은, 부모가 모든 상황에서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첫째에게 잘 통했던 방법이 둘째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어제 잘됐던 방법이 오늘은 전혀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도 변하고 부모도 변합니다.
그래서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잘 이해하려고 하는 태도가 더 현실적인 목표인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이유를 생각해보고,
부모인 내가 가진 기대도 한 번 돌아보고,
서로 다르게 느끼는 마음을 말로 확인해보는 것.
그 작은 차이가 가족의 하루를 조금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마음맵을 만드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누군가를 정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